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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소속 집단 수내 생각 2019. 7. 9. 00:45
최대 소속 집단 수는 사람마다 다른 어떤 상수다.
현재 내가 소속된 집단 수가 이 수를 넘어선다면 나는 매우 힘들어진다.(세명 이상의 모든 모임을 집단이라 하자)
경험적으로 나는 이 수가 1~2 정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슷한 개념으로 Dunbar's number라는 게 있던데, 잘 찾아보진 않았지만 대충 한 사람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의 수가 한정되어 있고 그 수는 뇌의 용량에 의해 정해진다는 말인 거 같다.
뇌의 용량과 관계있다는 말은 잘 모르겠고 '사람의 수'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무튼 관계 에너지가 '한정됨' 정도는 공감이 된다.
나에게는 '사람의 수' 보다는 '집단의 수'가 더 중요하지 않나 싶다.
고등학교까지만 해도 나는 수십 명의 사람들과 무리 없이(?) 관계를 맺었다. 대학교 1학년 때 학원 알바를 하면서 100명이 넘는 학생들과 관계를 맺었지만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10명도 채 안 되는 사람들과 교류를 하면서 오히려 더 힘들어하고 있다.
고등학생 땐 난 오직 1개 집단에 소속되어 있었다. 학원을 많이 다니긴 했지만 옆사람과 말 한마디 안 하는 분위기였고 선생과 1대 1 관계만 있었기에 집단으로 보기 힘들다. 아니면 학원의 그 집단은 학교의 집단과 마찬가지로 대X동이라는 큰 집단 아래에서 동일한 분위기와 동일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기에 분리된 집단으로 인식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또 대학교 1학년 때 학원 알바를 할 당시엔 난 학교를 거의 다니지 않다시피 했다. 이 때도 소속된 집단은 1개(학원)였다.
관계 때문에 힘듦을 느끼기 시작한 건 대학교 2학년 부터였다. 당시 나는 동아리 회장을 했는데 우리 동아리엔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뭉쳐 알게 모르게 각자 조그마한 집단을 만들고 있었다. 나는 회장이어서 어쩔수 없이 모든 집단의 사람들과 가면을 바꿔가며 얘기를 나누고 친한척을 했던 기억이 난다. 또 뭘 공부해보겠다고 스터디 그룹 여기저기 참여하면서 다른 성향의 사람들과도 만났다. 하지만 어떤 집단에서도 정착할 수가 없었고 에너지가 방전됐을 때 나는 도망치듯 모든 집단에서 나왔다.
요즘 느끼고 있는 힘듦도 이 경우와 매우 유사해서 따로 쓰지는 않겠다.
나는 현재 소속되어 있는 집단의 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그리고 특히 집단 간 성향의 차이가 크거나 극단적으로 반대되면 내가 매우 힘들어진다 라고 조심스럽게 가정을 해본다.
만약 미래에 이런 문제로 또 힘들어진다 싶으면 집단을 줄이는 것이 가장 쉬운 해결책인 것 같다.
번외로, 글을 쓰다가 든 생각인데 인간 외 동물들도 동시에 여러개의 집단에 소속되는 경우가 있을까? 아무랑이나 다 잘 놀아주는 강아지들 말고 무리 생활을 하는 사자나 개미들이 그러는 것이 가능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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